정부·지자체 취재노트

작성자 admin 시간 2022-07-15 14: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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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지자체 모범 사례 취재 노트는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행한 노인인권의 국제적 현안 분석과 유엔에서의 주류화를 위한 로드맵이 제시한 UN 노인인권 협약에 포함되어야 할 노인의 권리 영역’ 34가지를 바탕으로 취재 노트의 사례와 연결해 노인인권의 측면에서 설명한다.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는 해외 연구 및 사례들을 국내에 소개·적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국내 연구 및 사례들을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국내 모범 사례들을 소개하고 홍보하여 노인인권 관계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노인의 삶의 질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이번 취재 노트는 독거 및 취약 노인에게 요리법을 강의하고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지역사회 노인인권 증진에 힘쓰고 있는 인천 송도노인종합복지관의 행복한 어르신 밥상 사업을 소개한다.

 

행복한 어르신 밥상 사업

 

관련 노인인권 항목: 자율과 독립, 환경, 적절한 생활수준 등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은 한국에서 익숙하지 않은 사회적 현상이었다. 1인 개인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식당도 많이 없었고, 사회적 분위기도 혼자 밥을 먹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혼자 밥을 먹는 것을 줄인 용어인 혼밥이 사회에서 흔하게 쓰여지고 있고, 혼자 술을 먹는 혼술족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국은 혼밥보다 함께 밥을 먹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혼밥을 하는 집단 중 독거노인들은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신체적,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분석한 여러 연구들이 있다 (류한소 & 이민아, 2019; 김혜선, 2022; 이수비 & 최윤주, 2021).

 

통계청에 따르면, 독거노인 비율이 20003.8%에서 20106.1%, 2020년에는 7.9%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노인 독거 가구는 우울증, 빈곤, 고독사, 자살 등 다양한 노인문제와 결합되어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집단 중 하나이다. 이러한 독거노인의 취약성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동생활가정, 임대아파트 등을 분양하고, 도시락을 배달하며 AI 돌봄로봇을 보급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취재노트는 독거 및 취약 계층 노인이 다른 노인들과 함께 요리하고 밥을 같이 먹는 인천 송도노인복지관의 행복한 어르신 공동밥상사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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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어르신 공동밥상사업 수업 장면 (출처: 송도노인복지관)

 

 

행복한 어르신 공동밥상사업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첫째, 노인복지법 제 4(보건복지증진의 책임), 인천광역시 복지기준선 세부추진과제 일환으로 행복한 어르신 공동밥상 시범 사업운영을 통해 지역 내 어르신들의 영양상태를 증진하고, 회차별 참여어르신 맞춤식단(당뇨식, 고혈압식, 저염식)으로 건강상태를 개선하고자 한다. 둘째, 복지관의 경로식당을 활용하여 공동조리 및 식사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소규모 사회관계 활성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20226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수요일 14:00~16:00에 복지관 지하 1층 경로식당에서 실시한다. 참여대상은 복지관 회원 중 독거노인,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노인, 저소득 노인 등 총 60명으로, 전문 요리 강사를 초청하여 맞춤 식단 및 조리 교육, 그리고 소규모 공동 조리 및 식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4회차씩 총 6회기 운영되며, 회당 참여 인원은 10명이다. 음식은 노인 맞춤 식단(당뇨식, 고혈압식, 저염식) 위주로 선정하며, 복지관에서 재료 등을 모두 준비한다. 총 프로그램 예산은 68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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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어르신 공동밥상사업 수업 장면 (출처: 송도노인복지관)

 

 

행복한 어르신 공동밥상사업은 만족도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향후 프로그램 지속 여부에 지침으로 삼을 예정이다. 2022713일 첫 번째 세션(6회기)이 완료되어 사업의 첫 번째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 만족도 조사는 참여한 이유부터 프로그램 만족도, 참여 후 변화 등 다양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과를 보면, 실제로 자기가 요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에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프로그램 만족도는 1) 모집 및 선발과정, 2) 제공받는 강의 및 식단, 3) 강의 장소 및 물품 등 환경, 4) 수강자와의 관계, 5) 전반적 만족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사업에 만족하거나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사업에 참여한 A 노인은 영양사님께서 매번 전화 해주시고, 동년배와 함께 요리를 하고 밥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다음 기회에도 참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노인인권 측면에서도 의의를 가진다. 노후에 혼자 지내는 노인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행복한 어르신 공동밥상사업은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를 증진하고, 동녀배가 함께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는데 의의가 있다. 참여자들의 높은 사업만족도는 해당 사업이 인천 송도 지역사회 노인인권 증진에 성공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송도노인복지관은 향후 지역사회 노인인권 증진을 위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송도노인복지관처럼 혼자 밥을 먹는 것의 문제점과 같은 사각지대를 발굴하여 이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사업들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참조

류한소, & 이민아. (2019). 노인의 혼밥과 우울의 관계: 성차를 중심으로. 조사연구, 20(1), 1-27.

김혜선. (2022). 노인의 혼밥과 결식유형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 한국웰니스학회지, 17(2), 329-336.

이수비, & 최윤주. (2021). ‘혼밥행위와 삶의 질과의 관계: 세대 비교. 인문사회 21, 12(5), 1165-1175.